석사 논문 심사와 기말고사를 모두 마쳤다. 연구실에는 계속 나가고 있지만, 지금은 논문 다듬기와 잡일들만 하고 있고, 7월부터 IT 벤처기업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그동안 앞만 보며 달려왔기 때문에 6월 한달 동안은 나 자신을 돌이켜보거나 이전부터 벼르고 있던 일들을 하면서 보낼 계획이다.

그 중 우선 실천한 것이 블로그 리뉴얼과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이다. 수년 전부터 매달 유기견 보호단체에 약간의 돈을 기부했는데, 이번에는 행동으로 도움을 드리고 왔다. 기부도 중요하지만,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는 분들이 더욱 절실히 바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봉사 참여다. 보호소에서 하는 일들은 여자의 섬세함과 남자의 힘을 모두 요하는데, 남자 봉사자들이 워낙 적어서 그런지 이 날 청일점이었던 나를 다들 무척 반겨주셨다. 다음 번에는 이효리를 만날 수 있다고 친구들을 꼬드겨서 데려갈 생각이다. -_-;

내가 간 보호소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곳으로, <350마리 강아지의 행복한 보금자리>라는 온라인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예쁘게 꾸며 놓은 온라인 카페와는 달리 보호소의 실상은 생각보다 열악했다. 견사는 중대형견들이 사는 곳과 병약하거나 소형견들이 사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특히 후자의 경우 공기가 나쁘고 비좁아서 사람이 처음 들어가면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6월 말에 새로 지은 견사로 이사한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견사에 사는 개들의 슬픈 눈빛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갔더니 일제히 달려들거나 안기려고 했다. 발 디딜 틈 없이 순식간에 개들이 모여서 걸음을 내딛기가 힘들었다. 사람에게 버려졌는데도 여전히 사람의 애정을 갈망하는 개들이 너무 불쌍했다. 


나는 중대형견들이 사는 견사를 혼자 맡아 청소했다. 큰 개들도 예외 없이 격하게 나를 반기는 바람에 힘에 밀려 넘어질 뻔 한 적도 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서툴러서 걸리적거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했더니 여태껏 온 봉사자들 중에서 제일 청소를 잘했다며 칭찬도 받았다. 칭찬 받고 방긋방긋하는 초딩들처럼 기운을 얻어 더욱 전투적으로 빡빡 쓸었다. 역시 남자라면 노가다도 척척 잘해야 한다. -_-b

견사에 있는 동안 몇몇 개들은 내 주변을 계속 서성였는데, 위 사진 속의 녀석이 내 눈에 제일 많이 밟혔다. 앞다리에 상처가 있었는데도 내가 다가갈 때마다 양발로 번갈아 가며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1박 2일>에 나오던 상근이만큼 덩치가 컸는데, 우리집 요크셔테리어들보다도 애교가 많고 귀여웠다. 대체 이런 개를 버린 사람은 누구일까?

보람도 보람이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내 개들이 아른거렸다. 어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 가정에서 늘 보살핌 받으며 살기를... 그 날까지는 내가 매달 보호소를 찾아 조금이나마 이들에게 사랑을 주려고 한다. 여건이 된다면 입양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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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rvo 2011.06.14 09:40 신고

    저도 봉사활동 가고싶어요.. 같이 동참하고 싶습니다.

    • corvo 2011.06.14 09:43 신고

      김민주님 안녕하세요? 댓글 작성자가 제 닉네임으로 바뀐 것은 남겨주신 휴대폰 번호를 제가 저장하여 댓글에는 표시되지 않도록 지웠기 때문입니다.

      제가 따로 연락을 드리겠지만, 이 곳에서도 말씀드리자면 봉사하는 곳의 인터넷 카페 주소는 http://cafe.daum.net/39doggymom 입니다. 여기에 가입하시면 봉사활동에 참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여기 말고도 서울에서는 동물자유연대(02-2292-6337)라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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