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익 - 동경

감각/감상문 | 2008. 12. 15. 00:38 | cor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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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나간 과거에는 미련을 갖지도, 집착을 하지도 않는 편인데, 단, 음악에 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과거의 음악을 '동경'하여 늘 그 시대의 음악을 찾고, 발굴하려 한다. 그 시대의 음악이 그저 좋다. 요즘 나오는 뮤지션들은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지 못하고, 지나치게 소리만 예쁘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간혹 신선하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질리고 만다.

평상시에도 8090년대의 음악을 더 자주 듣는다. 심지어 그 시대 노래 특유의 마이크 에코 소리마저도 좋다. 015B나 오자키 유타카(尾崎豊)의 음악을 들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그 에코 소리가 무얼 의미하는 지 알 듯. 그 시대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한국이든, 일본이든, 서양이든 그 시대는 지금보다 훨씬 낭만적이고 아름다웠을 거라는 환상에 빠지게 된다. 신촌에 살면서 데모를 진압하는 최루탄 때문에 따갑고, 무서워서 눈물 흘리며 집에 들어간 적도 많았던 시절이었는데도...

1994년에 발매된 토이 1집은 그런 내가 꼽는 베스트 음반들 중 하나다. 토이 음악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늘 객원 싱어들이 보컬을 맡아왔는데 1집에는 장필순도 <널 잊게 된 날부터>라는 노래로 참여를 했다. 장필순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들은 것도 토이 1집 덕분이고, 이 음반을 계기로 더 먼 과거의 음악에도 관심사를 넓힐 수 있었다. 토이(유희열)의 음악이 이병우와 조동익이라는 두 뮤지션의 자식 뻘 되는 음악인 듯...

유희열, 이병우, 조동익. 이 세 명의 뮤지션들은 공통적으로 팻 메스니(Pat Metheny)라는 서양 뮤지션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 유희열의 <첫사랑>, 이병우의 <자전거>, 그리고 조동익의 <동경>이라는 곡이 팻 메스니에 대한 오마쥬의 표현으로 알고 있다. 하나같이 옛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시켜주는 멋진 연주곡들이다. 특히 조동익의 <동경>이라는 곡에는 살짝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뮤지션들이 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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