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마라톤 엑스포, 배번과 완주 메달, 2013 오사카 마라톤 & 2014 도쿄 마라톤 기념 티셔츠

 

도쿄 마라톤 대회는 보스톤, 런던, 뉴욕, 시카고, 베를린 대회와 함께 세계 6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전년도 8월에 접수를 받아 3만 5천 명의 참가자를 추첨으로 뽑는데, 무려 30만 명이 신청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나도 작년에는 떨어졌고, 두 번째 응모에서 당첨된 것이다. 도쿄 시내에서 한번 달려보려고 1년 반 동안 기다린 셈인데, 나 정도면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도쿄 마라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5년 연속으로 떨어졌다며 울분을 터뜨린 사람도 많았다.

 

 

내가 러닝 중인 모습

 

어렵게 나간 대회인 만큼 기록에 욕심을 냈다. 서브4(4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더구나 대회일이 소치 동계 올림픽 기간 중이어서 그런지 마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기분을 인터넷에서는 전문용어(?)로 '빙의'라 부르던데... 나름 국가대표 선수로 빙의하여 비장한 마음으로 달렸다.

 

 

도쿄 마라톤 코스

 

코스는 신주쿠에 있는 도쿄도청에서 시작하여 스이도바시, 시나가와, 니혼바시, 아사쿠사, 긴자를 거쳐 도쿄 빅사이트까지 이어졌다. 달리는 도중에 도쿄타워, 스카이트리 등 도쿄의 랜드마크도 볼 수 있었다. 고가 철도 위를 지나는 JR 전철도 종종 보였고, 달리는 내내 네모난 건물들이 죽 이어져 있었다. 도쿄의 도시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였다.

 

처음 10km는 55분 17초, 그 다음 10km는 오히려 더 빠른 53분 1초, 그리고 30km 지점을 2시간 46분 12초에 끊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브4를 달성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남은 12.195km를 1시간 13분에 끊으면 3시간 59분대로 골인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55분 안에도 달릴 수 있는 거리였다.

 

 

도쿄 마라톤과 오사카 마라톤 기록 비교 - 초록색은 오사카 대회 대비 빠름, 붉은색은 느림을 뜻함

 

하지만 30km의 벽은 이번에도 높았다. 이전보다는 다리가 오래 버텼지만, 뒷심을 내기에는 부족했다. 33km 지점 이후로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들이 점점 더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을 받지 못했고, 계속 처지는 나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12.195km를 달리는 데는 무려 1시간 24분 32초나 걸렸다.

 

최종 기록은 4시간 11분 20초(건타임은 4시간 24분 7초). 서브4는 실패했지만, 기록을 20분 가까이 경신했고, 평균 속도도 드디어 10km/h를 넘어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다. 특히 이전과는 달리 오르막길에서도 쉬지 않고 달렸고, 물과 파워젤 세 개만으로 완주에 성공하여 만족스러웠다. 앞으로 다이어트를 겸하여 체중을 2kg 정도 줄이고, 체격 위주로 더 단련하면 다음 대회에서 서브4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듯... 아직은 굉장히 크고 먼 꿈이지만, 나머지 5대 마라톤 대회를 모두 한번씩 달릴 즈음에는 서브3까지 달성하고 싶다.

 

2014년 2월 23일
일본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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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lly 2014.03.21 08:20

    짝짝짝 남편 멋지다!! 수고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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