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드라마를 보려는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웹서핑을 하던 중 <장미 없는 꽃집 (薔薇のない花屋)>이라는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자장면 없는 중국음식점' 등 등호 관계를 이루는 다른 비유들이 순간적으로 떠올랐다. 꽃집에서 장미를 팔지 않는 사연이 궁금해졌고, 무엇보다 제목만으로도 로맨스와 인간미가 느껴져서 보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2008년 1/4분기에 후지테레비에서 상영되었고,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다고 한다.

물론, 나의 바쁜 대학원생 일상 속에서도 드라마 감상을 부추긴 요인이 히로인 때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바로 <런치의 여왕>,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에 나온 타케우치 유코인데, 과연 그녀는 웃는 모습이 활짝 핀 꽃처럼 예쁜 배우다. 그녀가 극중에서 "오하나야상(お花屋さん, 꽃집 아저씨)"이라고 부를 때의 보들보들한 음성과 차분한 말투가 참 좋았다. 또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남자 주인공(카토리 싱고 분)의 선한 모습과 든든한 어깨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자 주인공의 딸로 나오는 아역 배우도 병아리를 연상시킬 만큼 귀여웠다.

스토리는 장미를 팔지 않는 꽃집을 운영하며 딸 시즈쿠와 함께 사는 남자 에이지가 어느 날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꽃집 앞에 서 있던 여자 미오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미오는 사실 어떠한 의도를 갖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에이지에게 접근한 것이지만, 결국에는 그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에 심한 죄책감을 가지며 흔들리는데...

내가 그동안 봐온 일본 드라마에는, 적은 수라 신뢰성 있는 일반화라고는 할 수 없으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양적이나 내용으로나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때때로 무거운 여운을 준다는 점,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묶여 든든하게 주인공을 지원하는 인물들이 주변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후자는 개인주의적 사회에 철저히 구속된 일본인들의 갈망이 드러나는 특징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장미 없는 꽃집>도 그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초반부부터 종반부까지 곳곳에 크고 작은 반전과 복선을 배치해서 단조로운 흐름을 극복함과 동시에,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뭉클한 가슴과, 뜨거운 눈시울을 참으로 오랜만에 경험했다.

댓글을 적어 주세요 (Add New Comment)

  1. 강정민 2009.11.19 12:51 신고

    타케우치 유우코 이쁘지 :)

    • corvo 2009.11.25 10:07 신고

      이 분 어렸을 때는 그냥 그저 그런 귀여운 여자연예인 중 한 명으로만 생각했는데, 나이 먹으면서 미인이 되는 것 같아.ㅎㅎ

  2. 하나 2009.11.20 02:24

    일하다가말고 너무 궁금해져서 들러봤어.

    며칠 휴가내고 푹 쉬면서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 잔뜩 묻혀있고 싶다. ㅠㅠ

  3. 쿤다다다 2010.10.20 23:17 신고

    이 드라마 저도 좋아했드랬죠. 시즈크였나? 아역배우 능청스런 연기에 몇번 울었죠.

    • corvo 2010.10.22 15:30 신고

      아 맞아요~ 처음에 복면을 써서 신비감을 일으킨 아이! 새로운 드라마에서 또 보고 싶어지는군요. :)

댓글 달기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