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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씬부터 감격스러움으로 가슴을 벅차게 만든 영화는 <천국의 속삭임>이 처음이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어딘가에 사는 아이들이 술래잡기 놀이를 하며 뛰어노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아이들이 놀던 넓은 언덕과 구름이 낮게 낀 하늘의 영상이 스크린에 비추어진 순간, 2006년 여름에 한달 반동안 홀로 여행했던 이탈리아가 무척 그리워졌다. 로마 근교 위성도시인 프라스카티를 여행했을 때, 붉은 하늘 아래 언덕에서 마을의 경치를 내려다보며 뽀르케타(돼지 수육과 비슷한 요리)를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그 곳에 가보고 싶다.

영화는 이탈리아 최고의 음향감독이자 후천적 시각장애인인 미르코 멘카치라는 사람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왜 앞서 붉은 하늘을 강조했냐면, 이 영화의 원제인 <Rosso come il cielo>는 '하늘처럼 붉은(Red like the sky)'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는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인 학교로 전학을 가야했고, 새 학교에서 선천적 시각장애로 색을 한번도 본 적 없는 친구에게 빨간색을 노을 진 하늘같다고 묘사한다. 파란색은 자전거를 탈 때 얼굴을 스치는 바람과 같단다. 이처럼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는 소년이고, 시력을 잃은 후에도 녹음기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낙엽을 밟는 소리, 비가 내리는 소리 하나하나를 담아 학교 숙제를 제출하고, 멋진 작품도 만들어낸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길>, <씨네마 천국>, <인생은 아름다워>같은 강한 감동과 여운을 기대했기 때문에, 큰 반전이나 임팩트 없이 잔잔하게 흐르는 점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웃기고 귀여워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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