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두번째 주말에는 베스트프렌드들과 함께 모처럼 여행을 하고 왔다. 아홉살이었을 때 학교와 동네에서 만나 뭉친 나의 17년지기 죽마고우들이다. 어렸을 때는 매해 겨울마다 곧잘 스키장에 가서 며칠씩 놀다 오기도 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각자 진로도 달라지고, 사는 곳도 지구 상의 곳곳으로 흩어져서 여행하기가 참 어려웠다. 우리가 군에서 제대하거나, 해외에서 귀국하여 다시 reunion하고, 여행의 기회를 얻은 건 이번이 거의 십 년만이었다.





어렸을 적에는 항상 어머니들이 운전해주시는 차로 놀러다녔는데... 어느새 우리는 스물 여섯살이 됐고, 이제는 우리가 직접 운전을 한다는 게 새삼스럽게도 놀라웠다. 저 거울로 노려보는 사람은 나다. 사람들과 차로 여행할 때는 항상 내가 운전을 맡는다. 나는 멀미를 하는 편이고, 차 안에서 잠을 못자기 때문에 나에게는 오히려 운전이 제일 편하다. 목적지는 바로 강원도 고성. 바다가 바로 앞에 있는 금강산콘도로 향했다.





춘천고속도로를 타고, 46번 국도를 타고, 구불구불 산을 넘어 네시간만에 도착했더니, 이미 해는 지고 어두워졌다. 저녁으로 삼겹살을 구워 먹기 전에 잠시 TV를 보며 여독을 풀고 있는 우리. 머리 위치를 기준으로 왼쪽부터 성윤, 홍기, 나, 그리고 베란다 유리창에 사진찍는 모습이 비치는 원기.





이것들아. 그러고 있으면 안창피하냐? 뒤에 있는 처자들이 비웃고 있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여자친구한테 보여주려고 이 밑에서 사진을 찍긴 했다. 부끄러우므로 비공개. ^^;





다음 날 아침, 베란다 밖으로 보인 겨울 바다 풍경. 또 솔직히 말하면 내 발로 동해에 찾아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등학생 때 정동진에 간 기억은 있는데, 가물가물하다. 이탈리아 카프리 섬에서 본 바다 못지 않게 푸르고 멋진 겨울 바다에 나는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우리가 여행한 주말에는 기온도 다행히 올라갔고, 산맥 동쪽이다보니 그리 춥지 않았다. 왼쪽부터 나, 성윤, 원기, 홍기





해가 지기 직전에 서울에 돌아왔다. 렌터카 반납시간이 남아 그냥 돌려주기 아까워서 서울로 돌아와서도 한강시민공원에 들러 잠깐 놀았다. 우리가 동해에 있는 동안 서울에는 또 눈이 왔나보다. 한강 물이 두껍게 얼어 있었고, 그 위에 눈이 쌓여서 우리는 얼음 위에서 글씨를 쓰고 놀았다. '사랑해'라는 거대한 글씨에 스스로 뿌듯해하는 나.





꽁꽁 얼은 한강 물 위에서 자비를 베풀고 싶어하는 홍기. 뒤에 있는 원기 글씨는 누가 쓴거지?





홍기, 성윤, 원기. 나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키가 고만고만한 '루저'들이라 다리를 자르고 사진을 찍었다. 꽁꽁 얼은 한강 물 위에서 사진 찍었다는 인증샷 두번째다. 아마도 우리가 사진 찍은 곳 중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위험한 곳일 듯...-_-;

Nikon D7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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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르 2010.01.13 00:52

    첫번째 사진 재밌어 ㅋㅋ
    아주 적절하게 사용해 주어 찍은 사람으로서 기쁘다우.
    너의 '사랑해' 독사진도 맘에 드는 사진이고
    나 사진 좀 갠춘하게 찍는 거 같아. 음하하
    나도 포스팅 하려 했는데, 선수 쳤구나

    아, 참고로 내 카메라는
    Nikon D70s 야. 무려 s가 붙는다고!
    벌써 구세대 중에서도 구닥다리로 쳐진 기종이고,
    Body 가격이 내가 구매했을 때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떨어졌고
    최근들어 팔아버리고 다른 거로 바꿀 생각도 많이 했는데
    차마 팔지를 못하겠더라고,
    좀 복잡 미묘한 감정이 겹쳐서 ㅋㅋ
    뭔 말인지 알지?

    • corvo 2010.01.14 10:01 신고

      홍갸, 너도 사진 포스팅해봐~ 기대할게. 사실 나도 로모 카메라 갖고 갈걸 하고 엄청나게 후회 많이 했어. ㅠ.ㅠ 내 로모카메라는 중고로 팔면 얼마 받을 수 있으려나. ㅎㅎ

  2. 미르 2010.01.15 16:48

    난 당연히 너도 카메라 가지고 올 줄 알았지비~~
    로모카메라 절대! never ever 팔지마!
    야..난 갖고 싶어도 못사는데,
    요즘 나오는 건 마데인 러시아가 아니라서 좀...
    암튼, 카메라가 마치 나랑 추억을 공유한 듯 한 느낌이 들어서..

    그나저나 사진 만지작 거리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업로드 할 것이
    엄청 쌓였단다.
    오늘은 살짝 포근하구먼, 잘 살아!

    • corvo 2010.01.18 17:38 신고

      내 로모카메라가 99년도에 생산된것을 2000년대 초반에 샀는데.. 벌써 한국나이로 열두살이나 됐네. 10년이 넘도록 고장한번 안나는게 진짜 신기함. 사실 가져가고는 싶었는데 삼겹살 굽는 팬 들고갔더니 짐이 커지는게 귀찮아져서 안가져간거였어.ㅋㅋ 다음에는 꼭 가져가야겠다.

      그나저나 네이트온 안들어올거야? 아니면 이미 포토샵 구했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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