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님공원 방문

일상/우리집개님 | 2014. 5. 7. 21:58 | corvo

 

왼쪽부터 몰리, 비제, 비티

 

경기도 이천 덕평휴게소에는 '달려라코코'라는 반려견 전용 공원이 있다. 나는 이런 곳을 내멋대로 개님공원이라 부른다. 지난 달 말에 몰리를 개님공원에 데리고 갔더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잘 뛰어놀길래, 이번에는 본가의 개님들도 데리고 갔다. 참고로 몰리는 이제 막 1살이 넘은 혈기왕성(?)한 아이고, 비제와 비티는 각각 6살, 8살이 된 아이, 아니 어른 개님이다(친형제는 아님).

 

 

 

몰리는 목줄을 풀어주자마자 개님공원의 곳곳에서 뛰어다녔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항상 호기심이 넘치는 녀석이다.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물론 울타리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개님공원에 있는 동안에는 몰리의 네 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우리집 개님이지만 뛰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인다. -_-;

 

 

 

반면 8년 견생 내내 사람만 따르며 지낸 비티는 개님공원을 무척 낯설어 했다. 항상 우리 가족만 쫓아다녔다. 비티 못지 않게 소심한 슈나우저 한 마리가 비티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는 모습.

 

 

 

그래도 비티도 나름 개님용 훈련 기구를 잘 타고 다녔다. 옆에 있는 다른 흰 개님은 비티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비티의 동생, 비제 역시 낯설어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비티보다는 사회성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 다른 개님들이나 견주들한테도 관심을 보였다. 자신보다 몇 배는 더 큰 아프간하운드에게도 다가갔다.

 

 

 

어떤 꼬마가 유난히 비제를 귀여워해주었다. 요크셔테리어는 흔한 종이라 개님공원은 물론 평소 마실 산책 때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데, 이 꼬마는 비제가 참 이쁘다며 자신의 강아지만큼이나 비제를 좋아했다. 사실 비제는 본가에서도 비티나 막내 고양이님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랑을 덜 받는 편인데... 소외감을 갖고 있을 비제에게 애정을 준 꼬마가 참 고마웠다.

 

 

 

아까 비티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던 소심한 슈나우저는 어느새 몰리의 레이더망에 걸려 한참을 쫓겼다. 슈나우저 견주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며 깔깔 웃고 사진을 찍었지만, 사실 나는 슈나우저에게 몹시 미안했다. 입을 벌리고 뛰는 몰리의 얼굴에서 왠지 모를 사악한 웃음이 보인다. -_-;

 

 

 

두 시간 넘게 놀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에 다른 와이어폭스테리어(오른쪽)를 만났다. 이 친구는 이름이 보리다. 같은 종임을 서로 아는지 한참을 티격태격하며 놀았다. 몰리가 보리에게 깐족거리다 도망가는 모습.

 

 

 

스마트폰 앱으로 편집한 영상. 개님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아이 아빠가 된 듯한 기분도 든다. 개님공원에서 뛰노는 개님들뿐 아니라, 모든 개님들이 다 자격 있는 주인에게서 사랑을 받고 지내기를 또 기도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격을 갖추지 못한 나 자신을 또 반성하게 된다.

 

Canon EOS 40D / Sigma 30mm F1.4 Art

경기도 이천시 덕평휴게소 달려라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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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 달려라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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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제빠 2014.05.12 00:55

    동영상 배경음악으로 Nellie McKay 라는 가수의 "The Dog Song"을 추천합니다.

    • corvo 2014.05.22 12:31 신고

      음악에 저작권이 있다 보니, 유튜브에 올릴 때 필터링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배경음악 선택 범위가 매우 좁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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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마라톤 엑스포, 배번과 완주 메달, 2013 오사카 마라톤 & 2014 도쿄 마라톤 기념 티셔츠

 

도쿄 마라톤 대회는 보스톤, 런던, 뉴욕, 시카고, 베를린 대회와 함께 세계 6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전년도 8월에 접수를 받아 3만 5천 명의 참가자를 추첨으로 뽑는데, 무려 30만 명이 신청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나도 작년에는 떨어졌고, 두 번째 응모에서 당첨된 것이다. 도쿄 시내에서 한번 달려보려고 1년 반 동안 기다린 셈인데, 나 정도면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도쿄 마라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5년 연속으로 떨어졌다며 울분을 터뜨린 사람도 많았다.

 

 

내가 러닝 중인 모습

 

어렵게 나간 대회인 만큼 기록에 욕심을 냈다. 서브4(4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더구나 대회일이 소치 동계 올림픽 기간 중이어서 그런지 마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기분을 인터넷에서는 전문용어(?)로 '빙의'라 부르던데... 나름 국가대표 선수로 빙의하여 비장한 마음으로 달렸다.

 

 

도쿄 마라톤 코스

 

코스는 신주쿠에 있는 도쿄도청에서 시작하여 스이도바시, 시나가와, 니혼바시, 아사쿠사, 긴자를 거쳐 도쿄 빅사이트까지 이어졌다. 달리는 도중에 도쿄타워, 스카이트리 등 도쿄의 랜드마크도 볼 수 있었다. 고가 철도 위를 지나는 JR 전철도 종종 보였고, 달리는 내내 네모난 건물들이 죽 이어져 있었다. 도쿄의 도시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였다.

 

처음 10km는 55분 17초, 그 다음 10km는 오히려 더 빠른 53분 1초, 그리고 30km 지점을 2시간 46분 12초에 끊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브4를 달성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남은 12.195km를 1시간 13분에 끊으면 3시간 59분대로 골인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55분 안에도 달릴 수 있는 거리였다.

 

 

도쿄 마라톤과 오사카 마라톤 기록 비교 - 초록색은 오사카 대회 대비 빠름, 붉은색은 느림을 뜻함

 

하지만 30km의 벽은 이번에도 높았다. 이전보다는 다리가 오래 버텼지만, 뒷심을 내기에는 부족했다. 33km 지점 이후로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들이 점점 더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을 받지 못했고, 계속 처지는 나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12.195km를 달리는 데는 무려 1시간 24분 32초나 걸렸다.

 

최종 기록은 4시간 11분 20초(건타임은 4시간 24분 7초). 서브4는 실패했지만, 기록을 20분 가까이 경신했고, 평균 속도도 드디어 10km/h를 넘어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다. 특히 이전과는 달리 오르막길에서도 쉬지 않고 달렸고, 물과 파워젤 세 개만으로 완주에 성공하여 만족스러웠다. 앞으로 다이어트를 겸하여 체중을 2kg 정도 줄이고, 체격 위주로 더 단련하면 다음 대회에서 서브4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듯... 아직은 굉장히 크고 먼 꿈이지만, 나머지 5대 마라톤 대회를 모두 한번씩 달릴 즈음에는 서브3까지 달성하고 싶다.

 

2014년 2월 23일
일본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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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lly 2014.03.21 08:20

    짝짝짝 남편 멋지다!! 수고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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