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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에서 '카모메식당(ruokala lokki)', 즉, 한국말로 '갈매기식당'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일본음식점을 운영하는 어느 싱글 아줌마, 사치에(코바야시 사토시 분)의 이야기다.

한 마디로 잔잔하고 예쁜 영화다. 발단도, 전개도, 절정도, 결말도 없고, 심지어 반전조차 없는 이 영화는 단조로움 대신 일상 속의 여유로움을 전달해주었고, 중간중간에 나온 일본영화 특유의 코믹함은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이 영화에서 '독수리 오형제' 주제가를 듣게 될 줄이야...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눈과 마음을 편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소박하고, 깔끔한 식당의 인테리어는 푸른 하늘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고, 사치에가 오니기리를 만드는 장면과 '코피 루악(Kopi Luak)'이라는 낯선 핀란드어로 주문을 걸고 커피를 만드는 장면을 보고 있던 동안에는, 내 입꼬리의 양쪽이 어느새 살짝 올라가 있었을 정도였다. 모던하면서도 빈티지한 필름의 색감을 보면서, 감독이 헬싱키를 헬싱키답게 그려내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으레 파란색 하면 차가움을 떠오르게 하기 마련인데, 파란색의 카모메식당과 사치에의 밝고 예쁜 웃음은 오히려 삭막해진 핀란드 사람들에게 따뜻한 공기와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런 면에서는 장기적인 목표와 야심을 갖고, 일관성있고, 섬세하게 행동하는 일본인 특유의 국민성도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북유럽을 유럽에서의 내 고향이라고 부를만큼 좋아하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헬싱키에 대한 향수에 빠져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오고 영화관의 조명이 다시 켜졌을 때, 나는 마치 행복한 꿈을 꾸고 상쾌하게 일어난 듯한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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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는 별 다섯개를 아끼고 싶지 않다. 동화책 속에나 나올 법한 화려한 색감,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 내용, 그리고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던 음악 모두가 기발했다. '미인(美人)'이란 단어가 딱 어울리는 배우인 나카타니 미키가 이 영화 속에서 괴상한 표정을 지을 때는 보기가 무척 민망했지만... 그런 엉뚱함과 과장도 일본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신선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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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코는 천사다. 타인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라고 믿는 순진하고, 착한 천사다. 이를테면, 나를 민망하게 했던 영화 속의 그 괴상한 표정도, 사실은 무뚝뚝한 아버지를 웃게 하기 위해 자신의 표정을 일부러 찡그린 것이다. 그 표정 하나가 마츠코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셈이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도 바보같이 순진하고 나약한 탓에 자신이 남들에게 해준 사랑을 전혀 되돌려받지 못했다. 오히려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외면당하여 결국 그녀의 일생은 영화제목처럼 '혐오스러워'지고 만다. 영화 속 색감만큼이나 희극적이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도, 그녀에게 주어졌던 현실이 얼마나 비극적이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묘사한 도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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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보던 중간에는, 마츠코가 지나치게 남에게, 아니 에게 의지하려 하는 것 같아서 한심해보이기도 했다. 이 영화가 사람을 너무 믿고, 의지하면 안된다는 걸 말하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조금씩 불쾌해지려던 찰나, 강한 임팩트와 여운을 남겨준 장면이 나왔다. 혼자 사는 마츠코가 자기 집에 돌아오면서 'ただいま(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그 장면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한참동안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무엇인지를 암시한 장면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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